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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길복순’

by rock2560 2023. 4.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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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과 '킹메이커'를 좋아했던 관객이라면 넷플릭스 영화 '길
복순'을 기다리지 않을 수 없다. 몇 작품째 스타일리시하면서도 완성도 높은 연출력을 보
여준 변성현 감독과 '칸의 여왕' 전도연, 그리고 이제는 변성현 감독의 페르소나라 해도 
과언이 아닌 연기파 설경구가 함께 한 작품에 누가 기대를 갖지 않을 수 있을까.

온라인 시사회를 통해 먼저 공개된 '길복순'은 액션으로 시작해 끝에 가서는 다소 허무한 
가족 멜로 드라마로 빠져 당혹감을 주는 작품이었다. 스타일리시한 액션 시퀀스들은 꽤 
흥미롭지만, 중간중간 끼어드는 모녀의 따뜻한 성장 서사는 이와 겉돈다. 다만 만화 같은 
캐릭터를 땅에 붙은 현실적으로 캐릭터로 소화해낸 전도연의 활약 덕에 영화를 보는 재
미가 없지는 않았다.

오프닝 시퀀스는 유쾌하다. 사무라이 문화를 숭상하는 허세 가득한 야쿠자 오다 신이치
로(황정민 분)는 벌거벗은 채로 길바닥에서 깨어난다. 그는 방금 반도의(?) 유명한 직업 
킬러 길복순에게 납치를 당한 상태다. 길복순은 "공정한 경쟁을 해보려 한다"며 에도시
대 장인이 만들었다는 검을 신이치로에게 돌려주고, 자신은 이마트에서 샀다는 3만원짜
리 도끼를 들고 맞붙는다. 하지만 결정적인 순간 수를 계산해 본 길복순은 신이치로가 예
상 못한 방법으로 임무를 끝낸다.



길복순은 홀로 딸을 키우며 살아가는 '싱글맘'이다. 중소 청부살인업체들을 연합해 만든 
회사 엠케이의 대표 차민규(설경구 분)가 가장 아끼는 킬러인 그는 본사인 엠케이 안에서
도 A급 임무만 맡는 에이스 중 에이스다. 차민규와 엠케이 소속 회사들은 몇 년 전 무직자 
및 아마추어 킬러들과 전문 킬러 집단인 자신들을 구분하기 위해 세 가지 규칙을 만들었
다. 첫째 미성년자는 죽이지 않는 것, 둘째는 회사가 허가한 작품한 하는 것, 셋째는 회사
가 허가한 작품을 반드시 트라이 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 규칙을 어길 때는 회사에서 직접 
어긴 킬러를 처리해야 한다.

킬러들의 세계에서 길복순은 선망의 대상이다. 하지만 길복순은 딸을 위해서라도 일을 
그만두려고 한다. 엠케이와의 계약 종료를 앞두고 있던 그는 그 때문에 차민규에게 재계
약에 대한 확답을 해주지 않는다. 그러던 중에 길복순은 차민규로부터 두 가지 미션 중 하
나를 선택하라는 제안을 받는다. 한쪽은 블라디보스토크, 다른쪽은 서울에서의 미션이
다. 길복순은 서울을 택한다. 하지만 이 미션에서 길복순은 어떤 이유로 실패하고 만다. 
그 일로 인해 상황이 꼬이기 시작한다.

사춘기인 길복순의 딸 길재영(김시아 분)은 한참 성장통을 겪는 중이다. 길재영에게는 엄
마에게도 얘기 못한 비밀이 있고, 그 때문에 학교에서 또래 남자 아이에게 협박을 당한다. 
서로에게 자신의 솔직한 이야기를 하지 못하는 엄마와 딸은 끊임없이 티격태격, 삐걱거
린다.

직업 킬러인 길복순은 사람을 죽이는 일보다 딸과 좋은 관계를 맺는 데 더 어려움을 느끼
는 인물이다. 킬러의 세계는 단순하고 냉혹하다. 목적에 맞게 잘 죽일수록 명예는 높아진
다. 제대로 죽이지 않으면 내가 죽임을 당할 수도 있다. 하지만 딸과의 관계는 목표가 명
확한 미션이 아니다. 약점을 잡아 물고 늘어지면 필승을 거둘 수 있는 살인과 달리, 서로
의 약점을 보고도 못 본 척 하며 감싸줄 수 있어야 '사랑'이라는, 진짜로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다. 러닝 타임 내내 피비린내를 풍기던 영화는 후반부에 와서 이처럼 동화적이면서
도 단순한 결말에 도달하여 당황스러움을 남긴다.


영화에는 다양한 캐릭터들이 나온다. 길복순과 차민규, 길재영 외에도 회사에서 인정 받
지 못하는 킬러 한희성(구교환 분), 차민규의 동생이자 엠케이 이사인 차민희(이솜 분), 
엠케이의 에이스 인턴 사원 영지(이연 분) 등이다. 이들은 모두 흥미로운 설정을 갖고 있
다. 예컨대 오빠에게 연정을 느끼는 차민희의 모습이라던가 밀애를 즐기는 한희성과 길
복순의 관계, 길복순을 존경하지만 킬러로서 살아남아야 하는 영지의 딜레마 같은 것들
이 그렇다. 의미심장하게 사용될 것 같았던 설정들은 극이 전개되면서 칼 끝이 스쳐지나
가는 소리와 함께 무의미하게 사라지고 만다. 이 모든 것이 사실상 스타일을 위한 장치였
을 뿐임을 알게 되는 순간, 관객으로서는 헛헛함을 피할 길이 없다. 영화가 끝나고 나면 
킬러라는 길복순의 직업 조차 그저 하나의 거대한 맥거핀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흔치 
않은 독특한 캐릭터를 선보이는 배우들의 모습이 무척 반갑지만,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
고 난 뒤에는 어쩔 수 없이 아쉬움이 남는 이유다.

전도연과 설경구, 이솜, 구교환, 김시아, 김성오 등은 ‘믿고 보는’ 배우들인만큼 제몫을 다
했다. 드라마 ‘일타스캔들’에서처럼 딸을 사랑하는 엄마를 연기한 전도연은 드라마 속 주
인공 남행선과는 또 다른 캐릭터인 길복순을 흥미롭게 연기했다.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
상’에서 보여준 ‘멜로 눈빛’을 장착한 설경구를 다시 한 번 보는 것도 나쁘지는 않다. 러닝
타임 137분. 오는 3월31일 넷플릭스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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